국토부, 안전기준 등 7월 고시
경차 1대 개조에 2000만원선…레오모터스 등 개조사업 진출
오는 8월부터는 자신이 타던 자동차를 전기차로 개조,저렴한 유지비로 주행할 수 있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7월 말까지 안전 기준 및 정비소 자격 요건 등을 규정,일반 자동차의 전기차 개조를 허용하는 법규를 고시하기로 했다. 전기차용 파워트레인(모터+배터리팩) 제조업체인 레오모터스는 이에 발맞춰 전기차 개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11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최근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개조를 허용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7월 말까지 전자파 간섭 효과 등 개조로 인한 안전 문제를 정밀 분석하고,개조 전문 정비소의 자격 기준 등을 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분별한 개조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기차 파워트레인에 대한 기술 검증도 엄격히 하기로 했다.
개조 전기차란 일반 자동차에서 엔진을 빼고,그 자리에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을 장착하는 것으로 완성차 업체가 생산한 차체와 에어컨,에어백 등 각종 편의 · 안전 장치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카를 만들면서 아반떼의 차체를 활용한 것과 비슷하다.
개조 전기차는 CT&T 등이 생산하는 저속형 전기차와 달리 고속 주행이 가능하다. 간선 및 고속도로도 달릴 수 있다. 레오모터스는 기아차 '모닝'을 개조한 모델의 경우 최대 시속이 160㎞에 달한다고 밝혔다. 충전은 일반 가정용 콘센트에 연결하면 6~7시간 내에 100%를 채울 수 있다. 1회 충전으로 운행 가능한 거리는 약 240㎞.
단점은 개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정용 레오모터스 사장은 "경차의 경우 2000만원 선"이라며 "신차값 1000만원을 합하면 소비자로선 대략 3000만원을 지불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장의 수요는 영업용 택시 회사,택배회사 등 법인이나 관공서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정부가 개조 전기차를 허용키로 한 것은 양산형 전기차의 등장만을 기다리다간 글로벌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상현 NH증권 연구원은 "2008년 이후 등장한 전기차 메이커가 전세계 100여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2030년쯤에야 전기차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은 이미 전기차 개조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보조금도 지원해주고 있다. 미국의 트렉사(TREXA)는 레오모터스처럼 파워트레인 등 전기차 플랫폼만 제공하고,외관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獰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벤처형 전기차 업체의 활약이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당분간 내연 엔진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완성차 업체와 벤처형 전기차 제조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입력: 2010-03-11 17:26 / 수정: 2010-03-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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